이동휘 목사(전주안디옥교회 선교목사, 사단법인 바울선교회 대표이사)
풍랑에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는 저물녘이다. 배 안은 물결까지 덮여 난장판이다. 절박한 상황에도 예수님은 평온히 주무신다. 침몰 직전의 절규로 제자들은 외마디를 질렀다. “우리의 죽게 된 것을 돌보시지 않으십니까.”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로 고요하라 당부하신 예수님의 명령에 온 천지는 평온해졌고 제자들은 믿음이 없다는 꾸지람을 단단히 들었다. 일제히 탄성이 흘러나온다.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눅 8:25)
배가 도착한 땅을 밟자마자 귀신들린 흉악한 젊은이가 고함을 지르며 달려온다. 쇠고랑으로 억세게 묶어놔도 냅다 끊어 버리는 군대 귀신에게 점령당한 험악한 자다. 예수님의 명령 한 마디에 악귀는 쫓겨나고 멀쩡한 인간으로 회복되어 의젓이 앉아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저 두려워할 뿐이었다(눅 8:35). 저가 누구시기에! 연거푸 그랬을 것이다.
오순절 명절을 지키려 16개 지방에서 올라온 유대인들은 자기들이 출생한 언어로, 예수님을 전하는 무식한 어부들의 말에 기겁했다. “다 놀라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행 2:12) 베드로는 일어나 요엘 선지자의 예언 성취라 전제하면서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가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행 2:33)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 이런 사건까지 몰고 왔음을 명백히 전했다.
1992년에 출간한 타임지 특별판에, 새 천 년을 앞두고 지난 20세기 1000년 동안 뛰어난 업적을 남긴 십 대 인물을 선정하여 발표했다. 음악가 모차르트, 발명가 구텐베르크, 탐험가 콜럼버스, 미술가 미켈란젤로, 작가 셰익스피어, 과학자 갈릴레이와 아인슈타인, 정치가 제퍼슨, 종교인으로는 마르틴 루터와 성 프란체스코였다. 업적은 하나도 없는 탁발(托鉢) 수도사인 프란체스코가 천 년의 보배로 이 자리에 감히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권리와 편안함을 고스란히 버리고 그리스도 한 분만을 따르면서도 영적 유산을 인류에게 깊숙이 남긴 자였기 때문이다. 개혁의 칼을 갈지 않았지만 뜨거운 감화를 깊이 부어 주었다. 부르짖는 그의 기도는 “오! 주여 나의 전부여!” 예수님 한 분께 도취되었고 교황으로부터 살인 늑대와 새와 곤충까지도 그를 통해 평화를 누렸다. 주님의 다섯 상처를 몸에 지닌 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고 감내할 수 없는 슬픔 또한 맛보았다.” 44 세로 운명한 예수님 사랑에 녹아내린 성자다.
흙덩어리와 죄덩어리들을 골라 영광의 별이 되게 하신 예수님! 죄인을 위해 죽으실 뿐 아니라 죄인처럼 죽으시어 범죄자로 헤아림을 받으신 주 예수님의 은총이 온몸을 덮는다. 그가 피 흘리고 있을 때 우리는 독을 토했고 그의 마음을 슬픔으로 찢어 놓았는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못 본 체하고 있을 때, 그의 피를 우리에게 뿌려 주시어 그의 아들로 당첨되게 하시고 천사보다 더 사랑하는 존귀한 자로 높여 주셨다. 드디어 그의 신부로 삼으면서 이혼하지 않으리라는 언약까지 해주셨다. 도끼를 나무뿌리에 놓고도 좋아하는 죄는 찍지 않으려는 간사함으로 마귀나라로 소환장을 받을 찰나였는데. 그분이 대체 누구이기에 저주의 울타리를 헐고 진리의 나라에 입국시키셨는가(토마스 왓슨).
예수님은 누구신가! 우는 자의 위로와/없는 자의 풍성이며/천한 자의 높음과/잡힌 자의 놓임 되고/우리 기쁨 되시네. 예수님은 누구신가! 약한 자의 강함과/눈먼 자의 빛이시며/병든 자의 고침과/죽은 자의 부활되고/우리 생명 되시네(찬송 96장 1,2절).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