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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칼럼]숭고하고 강한 바우리 정신 | 김문영 국제본부장
BY 관리자2023.06.28 17: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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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본부장 칼럼

숭고하고 강한 바우리 정신

김문영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작은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희미하게나마 선교에 대한 의무를 감지한 뒤, 동참할 방법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중에 신학교 동기가 바울선교회의 선교사가 되어 파송된다는 말을 들었다. 비슷한 선교회의 이름 덕분에 다른 곳을 예상했었지만, 정작 방문해 보니 2차 세계대전 영화에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는 낡은 '비행기 격납고'를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장작을 사용하는 난로에서 새어 나온 매캐한 연기가 천정에 채워나가고 있었고, 소박한 치장조차 없는 예배당 이곳저곳에서는 주님을 경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기도하면서 흘리는 눈물은 '따다닥~' 소리를 내며 주변에만 겨우 열기를 전달하는 난로 연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과의 진실한 교제에서 나오는 행복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직감할 수 있었다. 

예배당 안팎에서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먼 여정을 위해 출항 준비를 서두르는 부둣가의 선원들처럼 생기가 있었다. 그 광경에 어리둥절하고 있던 내 모습이 그들에는 낯설었을 것이 분명했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바울선교회를 소개하시던 이동휘 목사님과 세계 선교를 위해 모두 퍼주고 남은 소박한 반찬 두어 가지로 대접하면서 한국의 최고 식사라고 당당했던 교우들, 그리고 선교회의 철학까지,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모습을 마음에 담은 채로 집으로 향했지만, 그날은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바울선교회와의 첫 만남이었고 내가 선교사로 출발하는 도화선에 불이 지펴진 날이기도 했다.

 

바울선교회의 탄생지인 전주안디옥교회에서의 이런 경험은 나만의 간증이 아니며, 이미 많은 이들도 친히 겪었던 익숙한 이야기이다.

 

사물을 바라본 뒤 모두가 동일한 감정으로 같은 해석을 할 수 없지만, 흥미롭게도 적지 않은 바울 선교사들이 안디옥교회의 그 모습을 '낙후된 환경'으로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따르고 싶은 순수한 교회의 모습으로 보았다. 마천루와 겨루려는 듯한 ‘사이즈’ 경쟁과, 예술 분야에도 공헌하려는 듯 아름다운 건물을 세우는 것이 부흥의 척도요 성공한 교회처럼 인식되던 그때에 이들은... 그 흐름에 역행하는 조용한 반란자들이었다. 


이 목적있는 깡통교회는 피곤한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제였고, 단 한 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주께 헌신하고 있던 교우들은, 성경을 존중하고 있는 우리가 본받고 싶어 하는 초대교회 성도들 같았다. 너무 치켜세우는 듯한 이 표현은 그저 이 작은 자의 독백이며 바울 선교사들의 동일한 나눔이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행했던 집사님은 작은 봉고차를 열심히 운전하고 난 그 옆자리에 앉아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온 바울선교회 회지를 손에 쥐고 있다가 무심코 겉표지의 머리글을 읽었다. 한 페이지에 불과한 그 글의 제목 역시 교회 건물만큼이나 특이했다. "사람을 내놓아라!" 이건, 식인종들이 다른 마을 종족을 정복한 후에 외치는 구호나, 혹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된 특수 부대원들이 테러그룹에 보낸 마지막 통보 같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 그날 그 문구는, 도시 전체를 초토화한 토네이도처럼 내 정신세계를 휩쓸고 정복해 버린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찾고 있으시다고, 자신을 위해 품고 간직하고 있는 그 사람을,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위해 내놓으라고…." 30년 전에 그르렁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던 교회 차 안에서, 나는 내게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평생 선교사로 주님께 드렸다.

 

소심한 성격 탓에 마음속으로 그렇게 존경하는 목사님과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눈 적이 거의 없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수련회 때를 포함해도 악수하며 인사를 드린 것이 한 손으로 꼽을 정도라서, 만일 이 목사님의 총명함이 일반인 수준이라면 저를 보시고 "이 사람이 어느 나라에서 사역하지?" 가물거리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교지에서 힘이 벅찰 때마다 기독교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회자하였던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의 질문은 감히 내게 적용하기가 벅찰 것 같아, 우리와 같은 삶을 살고 계시는 "이 목사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 우리 부부가 수도 없이 했던 질문이다.

 

초창기 바울선교회 수련회에는 마치 수도사들의 경건한 모임에 참석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고, 덥고 불편한 환경조차 황공스러워했으며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기쁨과 자랑스러운 소속감에 어쩔 줄 몰라 했었다.

 

어렸을 때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송한 것처럼, 난 '바울선교회의 정신'을 매일 암송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에 입력된 그 가르침은 평생 선교사로 마르지 않게 한 샘물이었다. 그것은 내 선교 방향을 늘 점검하며 인도해 주었고, IMF 위기를 믿음으로 견디게 하는 깡!을 갖게 했다. 그것은! 코로나 재난 기간을, 그전에는 경험해 본 적이 없었던 축복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의 고난 역시 기억하며 존중합니다.)

 

바울선교회 안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4백여 형제·자매들이 모였다. 당연히 부딪히며 갈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며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우리의 이정표! '바우리 정신'이 있기에 우린 한 팀이었고 한 팀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라고 '하나님의 손길과 임재하심'이 '알라딘 램프' 취급받을 수 없다. 인공지능이 하나님의 지능을 대체할 수 없고, 어느 날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는 잡다한 이론들이 바우리 정신을 대체할 수도 없다. 바울선교회가 추구하는 것은 세상 기업의 성공 방법에 편승해서 가는 길이 아니다. 우린 세상의 지혜가 갈급해서 바우리 문을 두드린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것을 내려놓는 순례자가 되길 원했다.

 

물 호스를 따라 샘 근원지까지 올라가서 막힌 곳을 청소하고 난 뒤 시원하게 다시 흐르는 물줄기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짓는 자연인들의 단순한 지혜를 폄하할 사람은 없다. 우리는 처음부터 믿음선교를 따랐고 그 믿음을 타인과 공유했으며, 바우리네의 고집스러운 '절대 구원의 확신', '절대 소명', '절대 기도', '절대 감사', '절대복종', '절대 헌신', '절대 사랑'을 움켜잡았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며 물줄기이기 때문이다.

 

여러분과 저는 두려움조차 사치로 여기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혹은 선교회에서 파송하는 영적 불모지를 향해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갔으며, 어떤 이는 혈혈단신 홀몸으로 유관순 누나(?)보다 더 강직한 마음으로 "죽으면 죽으리라" 했던 선배들의 발걸음을 자신들의 삶에도 만들어 가려고 하나님이 지시한 땅과 민족에게 갔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따르는 대열에 참여했고 성령께서 뜨겁게 하시는 마음을 품고 주님 임재 안에 들어가서, 한 손은 심장을 향하고, 한 손은 하늘을 향해 높이 들고 이렇게 아뢰었다, "저요, 하나님, 제가 그 민족에게 갈게요!" 하나님의 신비로운 감동이 우릴 이끌었고 바우리 정신은 늘 우리를 든든하게 한 버팀목이었다. 그렇게 4백여 형제·자매들은 복음 전파자가 되어 세상에 흩어졌다.

 

90여 개 나라와 민족 중에 살면서 거대한 불신의 파고를 막아내고,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그 역경들을 마음속에 이고 진 채로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하늘의 하나님!"을 기도와 찬양으로 간구하고 그 민족을 주님께 올려드리기 위해 오늘도 충성하고 있다. 잔인하도록 뜨거운 열사의 땅에서, 공기도 얼어붙을 것 같은 동토의 땅에서, 숨이 멎을 듯한 핍박의 환경에서, 전쟁과 기근이 있는 곳에서 하나님만 바라보며 오늘을 살고 있다. 왜냐하면, 당신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자이기 때문이다.

 

교단과 교리의 다양함을 넘어 우리를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은, 이 바울선교회를 태동시켰고 지금도 지탱하고 있는 숭고하고 강한 바우리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품고 있는 그 나라와 그 민족에게 일어날 부흥의 날을 사모하며 땀을 흘리며 인내로 감당하고 있는 당신은, 자랑스러운 바울선교회의 선교사입니다. 비록 제가 임기 동안 여러분을 개인적으로 만나 뵐 기회가 희박할지라도, 직임과 관계없이 바울 선교사인 당신은 나의, 그리고 우리의 형제이며 자매입니다. 

 

당신을 많이, 아주 많이, 존경하고 축복합니다.


본부에서 하나님과 여러분을 섬기는 김문영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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