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이동휘 목사
선교사란 간판을 해외까지 당당히 걸고 나가서 악취를 풍긴 나쁜 남자가 있었다. 그 후에 그 나라에 들어온 몇몇 안 되는 선교사들이 모일 때마다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만날 때 마다 역시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란 말을 새김질했다고 한다. 바울사도 또한 고린도 교인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는 애절한 당부를 철저히 하였다.
“우리는,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이 간음한 것과 같이 간음하지 마십시다. 그들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나 죽어 넘어졌습니다.”(고전 10:8) 우상의 신전에 들어가 공창(公娼)들과 몸과 마음을 더럽히면서 모압의 미인계에 푹 빠진 저들을 하나님은 심판하신 것이다.(민 25:9)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명예를 더럽힌 혹독한 몫은 살벌한 전염병의 죽음이었다. 그래도 음란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않겠느냐? 간음하면 정녕 너도 죽는다! 는 무서운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는 다시는 행음의 근처도 가지 않겠습니다.” 약속해야 한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주를 시험하다가 뱀에 물려 죽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처럼 시험하지 맙시다.”(고전 10:9) 홍해바다를 가르신 특출한 권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면서도, 큰 뜻이 숨어있는 신비를 모르고 하나님의 계획하신 전체의 삶을 트집 잡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에서 내린 꿀 섞은 과자 같은 만나를 진저리나는 음식이라고 투덜대기 시작했다. 갈증 날 때마다 바위 쪼개어 물 주신 하나님을 향해 먹을 물도 공급 못하는 무능한 신으로 경멸했다.(민 21:5) 지고지순한 하나님의 사랑인 출애굽사건을 웃음거리로 만들려하자 갑자기 불 뱀들이 불쑥 불쑥 뛰어나와 사람들을 물어뜯기 시작한 것이다. 감히 하나님을 비웃고 거역하는 가증스런 언덕에 오만한 모습으로 서려는가? 오직 납죽 엎드려 주님께 경박한 짓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해야만 하리라. 꽃잎과도 내통하는 언어가 있다면 하나님과 통정하는 신비 속에 살아야 하리라.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원망하다가 파멸시키는 이에게 멸망당했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처럼 원망하지 마십시오.”(고전 10:10) 열 번이나 모세와 하나님께 거역한 광야의 이스라엘 민족은 원망, 불만, 비방의 볼멘소리가 아예 습성이 되었다. 두 명의 신실한 가나안 땅의 정탐호소는 만사 못 미더운 불안으로 받아드리고, 믿음 없는 허풍쟁이 열 명의 사기꾼에 매수된 뿌리 없는 대중은, 사십년을 헛고생 했구나 통곡하며 반란을 선동한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약속대로 약속의 땅을 밟았을 때 헐뜯기만 했던 불평족들은 한사람도 그 땅의 영광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황금 같은 복의 통로를 아깝게도 막아버리고 볼멘소리만을 고집했던 얼뜨기처럼, 되지 않으리라 다짐해야 하리라.
창세 이후로 우리는 줄곧 종말에 사는 시한부 인생들이다. 교묘한 속임수, 거짓말, 계속적 다툼과 불화, 수군덕거림, 뇌물수수, 가식, 탐욕, 절망과 근심, 사명에 대한 게으름, 감사 없는 생활을 끊어야 할 다급한 시점에 서있다. 소는 지치면 주저앉을망정 꾀는 부리지 않는단다. 우직한 하늘나라 바보가 될지언정 언어수작을 부리지 않겠노라고 울먹여야 한다. 왕따, 몽따를 당할지언정 어둠과는 내통하지 않으리라 선언해야 한다. 지름길로 달려 성공하려다가 미로에 빠져서는 더더욱 안 되리라. 성공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