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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나의 오답노트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한 길의 결과" 입니다 | 이찬미 MK
BY 관리자2024.02.08 14: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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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간증/청소년 선교캠프 간증문

글. 이찬미 MK(죠지아)

 

 

안녕하세요, 저는 이찬미라고 합니다. 처음에 간증을 해줄 수 있냐고 요청받았을 땐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 선교캠프에 참여하는 중고등학생들은 대부분 한국 교회를 다니는 학생들일 텐데, 그리고 이들의 제일 큰 관심사는 듣도보도 못한 MK가 아닌 자신의 진로, 공부, 연애, 인간관계 등일텐데,

이 시간에 그 관련 경험이 매우 많으신 강사님들을 불러서 강의를 하는게 더 이 아이들의 앞길에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강사가 아니라 웬 대학생이 나와서 실망하셨나요?

그렇다면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간증은 여러분이 앞으로 걸어갈 길에 관한 훌륭한 오답노트가 될 것이니까요.

제가 여러분에게 곧 말씀드릴 오답노트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한 길의 결과"입니다.

 

제가 mk라고 말하면 주변인들은 보통 두가지 유형입니다. Mk인지 모르는 사람과 mk를 아는 사람. 여러분 중에 선교사님을 아시는 분은 많겠지만 선교사 자녀, 즉 mk를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않을 것입니다.

선교사 자녀는 쉽게 말하면 목회자 자녀와 비슷합니다. 다만, 어릴 적부터 해외에 나가서 산다는 큰 차이점이 있을 뿐입니다. 우와! 해외라고요? 그럼 영어 잘하겠네요. 대학 잘 가겠다. 라는 말도 수없이 들어봤습니다.

수능영어 3등급 맞았습니다, 잘 못합니다.

 

선교사 라고 하면 보통 믿음 크신 분들, 열방을 위해 헌신하시는 분들이라고 흔히 아시는데, 그래서 대부분 교회 성도님들은 선교사 '자녀'도 믿음 있는 줄 압니다.

그래서 어릴 적 어쩌다 한번씩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 교회를 나갈 때마다 제가 마치 거룩한 어린 양인 것마냥 바라보는 시선들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 낯선 땅에서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도 잘 이유를 몰랐습니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내가 이 사람들을 처음부터 알지도 않았는데. 나한테 잘 대해준다면 모를까, 내 얼굴을 보면서 'Are you Chinese?' '칭챙총'거리는 이 아이들이랑 어떻게 친구가 될까.

전 그냥 얼른 제가 편하게 놀고 자랄 수 있는 곳 한국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저는 이전까지 다녔던 국제학교가 아닌 그 나라 현지어를 쓰는 학교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있으면서 한 생각은 "아 내가 왜 이 말도 안 통하는 곳에 짱박혀 있을까?"하는 생각과 "다 시간낭비 같다"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아시나요? 제가 바로 그런 유형인데요. 아예 현지 언어를 말하면서 실수할 바에는 아예 말을 안 하는게 낫다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 실수를 하면서까지 그 아이들이랑 친해질 이유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더더 한국에 가고 싶었습니다. 이대로 어려운 현지어로 공부하다가는 형편없는 실력으로 졸업을 할 것이다,

라는 핑계까지 대가면서 한국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결국 부모님의 허락 하에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에 온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매우 많았습니다. 한국인 또래 친구도 사겨보고 싶었고 내 마음껏 인터넷도 하고 취미도 마음껏 더 넓게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애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저에게는 이제 핑크빛 미래만 가득할 줄 알았습니다. 나도 이제 말이 통하는 한국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는 저를 휴대폰 금지, 연애 금지인 전북의 한 대안학교로 보내셨습니다.

 

왜죠. 한국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연애와 인터넷이었는데, 부모님께서는 그것을 철저히 막는 학교에 절 입학시켰습니다. 제 나이 16살이었습니다. 부모님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문제가 된 건 다른 쪽이었습니다.

이 학교에서도 반 아이들과 친해지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거의 평생을 해외에서 살아서 한국 문화권에 있는 또래애들과 전혀 교류를 한 일이 없었기에, 반 얘들이 보기에 좀 '띠용'한 행동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해외에서 말을 한 마디도 안하려 했던 시절 심해질 대로 심해진 사회부적응 기질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를 이해하지 못했던 반 얘들 중 무리의 중심에 속한 얘들은 절 어딘가 모자란 얘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만하게 대하기도 했고요. 중심 무리에 있던 얘들이 이러다 보니 저를 이렇게 대하는 분위기가 반 전체로, 심지어는 다른 학년으로까지 퍼져갔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감히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뭔진 모르겠으나 분명한 내 단점을 고치지도 않고 무작정 화를 내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저는 그냥 친구를 사귀고 싶었습니다. 전 매우 아파함과 동시에 내가 그렇게 못났는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왜 한국에 와서도 달라진 것이 없을까?"

"왜 난 여기서도 스스로가 이방인인 것처럼 느껴질까?"

 

저는 한국에 와서조차 해외와 차이없이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깨달았을 때, 저는 제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이유가 제가 mk라서가 아닌 저의 단점인 회피성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문제를 회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만약 회피한다면, 다시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로 나가야 했으니까요.

저는 좌절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왜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게 하십니까?"

"나한테 친한 친구 한명만 주는 것도 어려우십니까?"

"왜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설 때마다 그 길까지 불행하게 하십니까!"

 

몇날 며칠 동안 하나님을 향한 원망을 품었고 또 그만큼 울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담임 선생님한테 말해봤자 저에게 친구를 주실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찬미를 좀 더 챙겨주라는 어색한 부탁만 반 얘들에게 하실 뿐이었습니다. 반 얘들 중에도 제 어려움을 털어놓을 얘들이 없었습니다. 그 얘들이 사실 원인 제공자였거든요. 다른 학년 얘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저를 실질적으로 도와줄 사람은 이 학교에 없었습니다. 계속 좌절과 원망 가득한 나날을 보내던 도중,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기독교 서적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속에는 하나님이 나에게 직접 말씀하시듯 적힌 글귀들이 많았습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 마음을 울렸던 대목이 있습니다.

 

"너가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는 내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람이란다. 다른 이의 친구가 되는 것이 너의 가치를 정하지 않아. 세상 모두가 너에게 돌아설지라도 난 절대 너를 버리지 않는단다.

넌 내가 사랑하는 자이기 때문이란다."

 

세상 모두가 나에게 돌아설지라도. 이 대목을 읽은 후에도 주일날 설교말씀, 아침큐티 때 펼쳤던 본문 등에서 나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접하게 되었어요.

내가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었다면 전 이 말씀이 와닿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온 세상이 저에게 등을 보인 듯한 상황이었기에 더욱 큰 위로가 되었던 대목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더 나아가 여러 설교말씀을 통하여 얘기하셨어요.

 

"여기 와서 넌 네가 기댈 곳을 찾을 줄 알았지만 사실 네가 기댈 곳은 나밖에 없단다. 그래서 너에게 이런 환경을 허락했어. 세상 모두가 널 버려도 난 결코 널 버리지 않아."

"넌 네 평생 너의 고향을 찾아다녔고 네가 생각하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애썼지만, 사실 진정한 너의 고향은 나의 품이야."

 

돌이켜보면 제가 한 행동들은 모두 섣부른 실수들이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으므로 내 인생이 망하는 길이다? 이것도 그냥 제가 긍정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해결되는 문제였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제가 제 단점 찾아내서 끊임없이 고쳐나가면 되는 부분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모든 인간관계를 '내 노력'으로 좋게 만들었다면, 저는 제가 이방인이라고 규정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Mk는 이방인입니다.

어릴 적부터 어느 문화권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은 모두 이방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할 때부터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속해있습니다.

 

다들 본가가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통 본가가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본가가 따로 없습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광주이지만 전 제 21년 인생 동안 13년을 해외에서 살았습니다.

제 부모님은 광주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금 머무시는 곳도 몇년 뒤 떠나서 다시 선교하러 해외로 가십니다. 그러므로 저는 맘편히 돌아갈 곳이 이 땅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까 제가 말했듯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이상 이 땅에는 더 이상 우리의 고향이 없습니다. 오직 천국, 하나님의 품만이 고향입니다. 나그네와 같았던 저의 삶은 바로 이 사실을 깨닫게 인도하신 하나님의 계획인 줄 믿습니다.

제가 만약 이곳 저곳 떠도는 mk가 아니었다면, 전 더 큰 어려움을 맞닥뜨려야만 하나님의 품이 나의 고향인 줄, 내가 참으로 속할 곳인 줄 믿게 되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다양한 목표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만이 좋은 길인 것 같습니다. 성적이 좋은 것이 좋은 길인 것 같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좋은 길인 것 같습니다.

잘생긴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잘 사귀는 것이 좋은 길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 힙한 친구를 사귀면 나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에 예쁜 사진 보정해서 올려서 좋아요 많이 달리고 팔로워 많아지고,

유튜브에서 조회수 구독자수가 많으면 그것이 개인의 가치 같습니다. 만약 성적이 안나오면, 어느 대학에 떨어지면, 연애에 실패하면, 우리는 아 인생 망했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우리 눈에 가장 손해볼 것이 적은 /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은' 길들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조금이라도 우리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바로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나 하나님 믿었는데, 왜 내게 불행을 주냐고. 우리는 흔히 우리가 무언가에 성과를 내게 되면 그 성과가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손해를 보는 길을 회피하고 내가 보기에 좋은 길을 택하여 그 길 끝에

하나님께 영광 돌리겠다고 생각합니다. 꼭 저처럼 한국에 오겠다는 목표가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을 목표로 삼지 않고 여러분의 유익만을 고려한 목표만을 향한다면

여러분은 끝내 저와 똑같은 원망을 실수를 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저는 실수투성이입니다. 제가 완벽해서, 무언가를 잘해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여러분의 신앙의 오답노트가 되주기 위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실수를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계획한 일을 해 나가되, 그 끝에 늘 하나님을 두면 좋겠습니다. 저라는 오답노트 안에는 설령 세상 모든 이들이 나에게 등돌리는 외로움에 직면하더라도

하나님만은 나와 동행하신다는 답변이, 내가 정말 의지하고 기대야 할 것은 내 옆에 있는 친구보다도 하나님의 품이라는 답변이, 내가 이미 저질러버린 실수까지도 하나님을 더 알도록 도우신다는 답변이

제 오답 옆에 나란히 적혀져 있습니다. 저는 정답만 적혀진 답안지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오답 옆에 말씀이라는 정답이 적힌 오답노트입니다. 이곳에 있는 청소년 여러분들 또한 자신만의 신앙 오답노트를 작성해 나갈 줄로 믿습니다.

부족한 저의 간증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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