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모조리 알고 계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이동휘 목사
"하나님은 내가 하는 일을 낱낱이 알고 계신다. 내 모든 발걸음을 하나하나 세고 계신다."(욥 31:4) 하나님의 자상함을 경험한, 하나님께로부터 두 번이나 칭찬받은 의인 욥의 신앙고백이다. 구만리 창공에서 개미 하나 기어가는 것까지도 인식할 항공사진 찍는 두뇌를 만드신 하나님, 컴퓨터를 만들 지능을 주신 창조자의 초인적 탁월함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악인들의 잔인함과 의인의 탈을 쓰고 잔꾀부리는 바리새파의 손자들이 꾸미는 엉큼함도 놓치지 않고 파악하시는 만능자시다. 절대로 엄수이 역임 받지 않으시는 심판주시다. "하나님께서 이런 포악한 자들을 힘으로 휘어잡으시리니 한번 일어나시면 그들의 생명은 안개같이 사라지리라"(욥 24:22) 죄인의 길에서 당장 돌이키지 않으면 사망 문턱에 서게 된다는 냉엄한 법칙이다. 가면을 홀랑 벗고 순수로 돌아가야만 한다. 오른 눈 뽑는 아픔으로 죄의 길목에서 빠져 나와야만 한다.
반면, 꾹꾹 눌러둔 깊은 슬픔도 헤아리시는 자애로운 아버지로도 다가오신다.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은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부르짖으니 그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된지라"(출 2:23) 즉시 구원자 모세를 보내시어 신음하는 자기 백성을 복된 땅으로 인도해 주셨다. 애매한 비난을 들어야 하고, 억울한 푸대접을 받아야만 하는 기막힌 수렁에서 허덕일 때에 인자하신 하나님은 천사들을 파견하시어 건져 내신다는 약속이시다. 우리의 눈물 닦을 하나님의 손수건은 부드럽고 감미롭기만 하다. 오른손이 모르게 베푼 작은 정성인데도 마음의 무늬가 아름답다고 흥분하시는 아버지시다.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들에게 미소 샘이 되어 상쾌한 산소가 되어준 것도 알고 계신다고 흐뭇해하시는 어버이시다. 콩닥 콩닥 뛰는 가슴 움켜쥐고 십자가의 험한 길 줄기차게 뛰어온 숨겨진 내막까지 우리 주인은 고스란히 기억하신단다. 하늘에서 떨어지면서부터는 세상 어떤 것 하나도 무섭다 않고 덤벼들 줄만 아는 빗물처럼, 겁 없이 마귀와 악한 것들을 향해 여호와의 이름으로 돌진한 용맹까지도 하늘에서 다 관람하셨단다.
과거의 회상 속으로 곤두박질 하지 마라. 잘한 것은 자만으로, 실패한 것은 원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시간은 언제나 오늘이다. 타락 이후로 수상한 바람은 쉼 없이 세차게 부는 법이고 세상은 언제나 어둡고 음습하기만 하다. 그럴지라도 승리하신 예수님과 바울과 베드로를 제대로 볼 줄 알면 된다. 나에게 돌 던지는 사람에게 혈육으로 상대하면 씁쓸함만 남는다. 다치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라. 안 되는 이유를 찾으면 이미 진 것이다. 받은 상처보다 입힌 상처가 훨씬 많은 자신의 허물을 통절한 마음으로 눈물 쏟고 이제부터 겸손을 바위로 깔아라. 그 기초에서 예수님 손 붙잡고 일어나 달려라. 겸손한 자에게만 은혜주시기로 되었기 때문이다(벧전 5:5) 조급하거나 당황하지도 마라. 인생의 흔적은 오늘부터의 기록으로도 충분하다. 하루치의 이삭을 주신 하나님께 매일 또 매일 감사의 절 꾸벅하고 사명자로 정직하게만 길 떠나라. 선두에 서서 길잡이 되시는 든든한 분이 우리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