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하나님께서는 중간까지만 인도하시지 않으신다
이동휘 목사
백발이 되기까지 품고 다니시겠다는 약속(사 46:4),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리란 계약의 유효기간은 아직도 발효 중이다.(마 28:30) 주님의 보호 약속을 그리스도인은 견고히 믿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막막한 때가 더 많다. "생각나는 대로 무법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며, 폭력배들이 내 목숨을 노립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자들입니다."(시 54:3) "나를 굽어보시고, 응답하여 주십시오. 한 맺힌 탄식을 가눌 길이 없어서, 나는 분노에 떨고 있습니다."(시 55:2 표준) 주님과 오롯이 쌓은 감미로운 비밀언덕이 허물어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황폐한 땅을 능력으로 뒤엎으리란 설렘도 접어야 될 처지다. 100도의 사람이 되려고 애썼지만 99도로 무릎을 꿇을 것만 같다. 두려움과 눈을 마주칠 기백마저 잃어 낙엽처럼 부서질 울적한 가을사람이 되었다. "한결같은 그 사랑, 이제는 그만인가? 그 언약을 영원히 저버리셨는가."(시 77:8 공동)
아니다. 아니다. 내 마음과 혼이 출렁거림에 요동칠 뿐이다. 내 영혼은 주님 품속에서 평안하다. 낙지라는 생선은 영양가가 듬뿍 들어있어서 미식가들에게는 선호식단이다. 동물이나 사람까지도 목을 치면 바로 죽는 법이다. 그러나 낙지는 예리한 칼로 여지없이 목을 자르고 몸마디를 갈기갈기 토막 내어도 꿈틀거리는 요술이 있다. 목에 찰싹 달라붙어 기도(氣道)를 막을 때는 질식사를 일으킨다. 마귀의 존재가 바로 이렇다. 십자가에서 벌써 그 머리가 잘려 패망자의 명단에 올랐으나 뿌리 깊은 잔인성으로 나약한 뭇 생명을 해치고 있다. 천국의 용사들은 쨍쨍한 미래를 여전히 주목하고 언약말씀을 다시 발굴해야만 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나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준다."(사 41:10 공동) 재미있게 놀던 아이들이 절박한 상황이 일어나면 “엄마!” 외마디 소리 지르며 든든한 엄마 품에 푹 안긴다. 매운 매로 부서뜨려진 아픈 상처를 그 분 예수님께 세밀히 보여 드려라.
고속도로를 달리다 자동차의 엔진이 멈추는 가슴 철렁한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절망의 순간, 신앙의 여인 하나가 힘주어 말했다. “하나님은 반만 가게 하시지 않을 거야. 기도하자.” 간절히 기도했다. 엔진이 쿨렁하더니 시동이 걸린 것이다. 다음 정비소까지 기우뚱거리며 내려갔다. "행운입니다. 오늘은 문 여는 날이 아닌데 마침 청소하러 왔다가 당신들을 만난 것입니다." 엔진을 살피던 정비사가 누가 밀어 주었느냐 묻는다. 아닌데요...그럴리가... 부품이 다 타버렸단다. 기적인데...그것 없이는 작동되지 않는 법이다. 깨끗이 수리하여 목적지에 도달한 것은 물론이다. 소원의 항구까지 인도하시는 기가 막힌 하나님의 묘한 솜씨다.
맹인 찬송작사자 크로스비가 갑자기 돈 지불할 긴급한 일이 터졌다. 애원이 담긴 눈으로 주님께 고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잘 아는 교인이 손에 무엇을 쥐어 주고 간다. 필요한 액수가 정확히 담긴 봉투다. 설렌 가슴으로 붓을 들어 찬송시를 읊었다.
"나의 갈길 다 가도록 예수님 인도하시니 내 주 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 하리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 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 하리라(찬송가 384장) 주님께서는 어김없이 잘 정돈된 만년(晩年)을 주실 것이다. 믿음을 의심치 말고, 의심을 믿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중간까지만 인도하신 적이 없으시기 때문이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