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케어
멤버케어 1순위는 선교사 자녀입니다
허은영 선교사(본부 MK국장)
이 세상의 누구도 태어나면서 국적을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출발부터 스스로 MK(선교사 자녀)의 길을 선택한 사람도 없다. 우린 부모로부터 많은 것들을 물려받았다. 국적, 고향, DNA, 가정, 그리고 이름표 등등 셀 수도 없다. 그러나 이미 주어진 것 때문에 자녀들은 행복해하기도 하고 불행해 하기도 한다. 다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내면서 더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할 뿐이다. 어쩌다 MK가 되었다는 고백 속에는 상상할 수 없는 내면의 이야기들이 많다.
한해의 끝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올해 시작 포인트부터 회상해 봤다. 올해 초에는 선교회의 어려움으로 인해 뿌연 아침 안개 속을 걷는 심정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 어떤 해 보다도 더 크게 MK 사역에 기름 부으셨고 지경을 넓히고 계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새 생명들이 MK로 태어났고, 많은 성인 MK들이 결혼하고 자녀를 낳았으며, Seed Planter Scholarship MK 생활 장학금이 시작되고, MK 인턴 선교사가 처음으로 파송되었고, 장기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자녀들을 보조할 수 있었고,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중남부지역) 선교사대회 MK 캠프를 섬겼고, MK 아웃리치(단기선교)를 집시, 조지아, 보츠와나/남아공 MK 캠프로 다녀오게 하셨다.
두 대륙에서 자라고 있는 MK들을 만나면서 더 많은 소망과 기도 거리가 생겼다.
첫 번째 이유는 정서적, 감정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묶여 있었다. 심리학적 영역에서 ‘흔한 감기’와 같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감기를 예방할 수도 있고, 또 빠르게 회복하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이번에 만난 선교사들과 MK들은 오랜 시간 우울증으로 거식증으로 더 큰 심리적 어려움으로 고통당하고 있었다.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두 번째는 이 세상 풍조(엡 2:2) 가운데서 거룩한 성(Sexuality)을 지키는 것이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롬 12:2)”고 경고한다. 바울이 지적한 ‘이 세상 풍조’와 ‘이 세대’는 성적 유혹에 대해 바울시대와 별로 바뀌지 않았다. TV, 인터넷, 스마트폰, 이메일 등으로 선교사들의 집에도 MK들의 방과 손안에까지 보내진다. 이렇게 선교 현장은 마약과 음란과 안전의 두려움 속에 선교사들은 가정을 보호해야 하고, 자녀들을 양육해야 하며 사역을 일으켜야 한다. 정말 기도후원과 돕는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다. 이 것 뿐이겠는가? 청소년 MK들은 외로움과 현실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불안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무엇을 시작해야 할 것인가?
모든 병이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 마음을 위로하고 이해하고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외쳐줄 카톡, 문자 한 줄이면 충분하다. MK들에게 고국의 향기를 전달할 수 있는 과자 한 봉지, 마이쭈 한 개로도 위로할 수 있다. 해마다 MK들에게 위문품 보내는 숫자가 줄어가고 있는 것이 마음 아프다. 적어도 선물 받는 그 날 하루, 선물박스를 풀어보는 그 순간은 세상을 얻은 마음을 선물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주님 앞에 선다.
눈으로 볼 수 없었고 손으로 잡아 볼 수 없었지만, 주님의 강한 손이 나를 안아 주시고 바울선교회와 선교사들을 안고 가셨다고 고백한다. 그 능력의 손이 전부였다고….
2018년 한 해 동안, 선교사들과 MK들을 위하여 기도로, 눈물로, 사랑으로, 물질로, 동행해주신 모든 동역자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손이 바로 그분의 손이었음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