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단상
사순절을 보내며...
김0자 선교사(네팔)
사순절 여정1
아! 예수님~~
주일 예배 광고 시간에 "오늘은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저는 "아! 예수님~"하고 불러봅니다.
3년 전 네팔에 지진이 와서 처음엔 뭔지 모르고 구호품을 나눈다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구호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공황장애가 왔습니다. 호흡곤란과 두려움 그리고 내 안에 어두움이 쑤~욱 들어와서 나를 지배하려는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이것을 회복하는 기간도 사순절이었습니다. 여긴 기도원이 없어서 어느 선교사님이 짓고 있는 센터에 가서 3일 금식을 하며 하나님께 묻고 답해주시고 또 묻고 답해주시면서 예수님 이름으로 공황장애를 물리쳤습니다.
사순절 소식을 듣고 집에 와서 일주일을 그냥 보냈습니다. 단지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 사순절이래요. 사순절에 예수님 닮아가는 영성을 회복하게 해 주세요!" 기도만 했습니다. 그리고 2번째 주일(2월 25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어디 큰 소리로 기도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가야 하나? 생각을 하면서 찬양을 들으려고 핸드폰에 있는 찬양집을 열었는데 거기에 J. S. Bach의 '마태 수난곡'이 있었습니다. 2시간 40분 공연이었습니다. 사순절 기간에 마태 수난곡을 통해 동면에서 깨워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 맘이 강하게 왔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마태 수난곡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사순절 기간에 계속 반복해서 들으려고 합니다. 5시에 일어나서 주위를 정리 정돈합니다. 이불을 깔끔이 개고, 책상의 먼지를 닦아내고, 30분간 마태 수난곡을 한글해석과 듣고 은성수도원(장신대 영성수련원)에서 매월 보내주는 큐티로 주님과 만남을 가지면서 사순절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사역을 할 때도 사순절 여정과 성탄 여정을 통해 특별한 은혜의 시간을 가졌었지만, 이곳 네팔에서의 사순절은 저를 고독하게 하고 불편하게 하는 관계들을 회복하고 주님과 더 가까이, 선교사님들과 더 가까이, 네팔 사람들과 더 가까이, 그리고 한국에 저를 알고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과 더 가까이 가고 싶습니다.
제가 이 글을 보낸 것은 서로가 영적으로 충만하기를 원해서 저의 부족함을 나눕니다.
히말라야 아래서 김0자 올림
사순절 여정2
아버지의 뜻과 내 뜻, 그리고 성령님
샬롬^^ 안부를 전합니다.
저는 네팔의 극 서부 지역을 다녀오고 원래의 계획(극 서부와 사순절 여정 글쓰기)과는 달리 집중적으로 기도하게 하셔서 그리했습니다. 그리고 아홉번째 마태 수난곡을 들으면서 지루하지 않고 많은 은혜의 시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마태 수난곡 중 저의 모토가 된 문장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기도 중에 '제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옵소서' 입니다. 이제까지 내 뜻대로가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고 살았지만, 내 뜻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때가 너무 많은 자신을 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새로운 각오로 다짐을 해 봅니다.
'제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소서!'라고….
며칠 전에는 한 사역에서 화가 난 일이 있었습니다. 전 하나님께 길을 다니면서도 중얼거리듯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그가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아주 거만한 사람입니다. 여기에 오지 않도록 해주세요.' 열불이 나서 이런 기도를 하는데 제 안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라는 기도가 나왔습니다. 전 너무 놀라서 '아~ 이 기도는 내 기도가 아니고 성령님의 기도구나….'
아버지의 뜻을 찾아가는 부족한 저를 성령님께서 돕고 계셨습니다. '내 뜻대로 마소서!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소서!'
맞습니다. 그것은 성령께서 저를 대신해서 기도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역할 때도 종종 성령님께서 내 안에 오셔서 어려움을 암시해 주시고 격려하시고, 때론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아침 큐티를 하는데 지난해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정확한 담당자가 없이 해결되지 않고 끝난 일이었습니다. 교회에 출근해서 그 일을 보고용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에 교역자 회의에서 담임 목사님께서 그 일을 물으셨습니다. 어떤 분이 저를 쳐다보셨고, 저는 정리해 둔 내용을 나누어 드리고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아! 이것은 내가 준비한 것이 아니고 나를 위해 성령님이 하셨구나.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나를 위해 계속 기도 하시는구나!' 그 일 후 저는 성령님께서 항상 내 주위를 서성이고 계시면서 나를 위해 말씀하시면서 제가 듣기를 기다리고 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내 영성이 주님께 얼마나 더디 가는지...ㅠ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아바 아버지, 믿음의 선진들이 하나님과 동행의 삶이 이것이었군요. 감사합니다! 아바 아버지! 이 크고 놀라운 비밀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시 기도를 드립니다.
'아바! 아버지! 내 뜻대로 마소서!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소서!'
히말라야 아래서 김0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