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수련회를 준비하며
하나님의 백성들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노소영 자매(용인주북교회 청년)
6년 만이다.
2013년 권역별 수련회에서 같은 반으로 만난 중2 아이들은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고, 그 당시 가장 어리고 서툰 교사였던 나는 유치부 총무가 되어 이번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다. MK 수련회를 위해 스탭을 모집할 때까지도 마냥 신났었다.
6년 전 만났던 아이들을 다시 만날 설렘, 수련회를 준비하는 청년들과 이번 여름을 함께 보낼 생각을 하며 기대했다. 담당 목사님과 함께 준비하는 우리가 먼저 하나 된 공동체, 사명 있는 교사,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되자고 하면서 마음을 모았다. 모임을 잘 준비하고 에베소서도 함께 읽으며 나눔도 하고 주제도 나눴다. 모든 것이 아주 잘 준비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즈음, 허은영 선교사님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해 MK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해주셨다. MK는 새로운 종족이며, 어느 문화에도 속하지 않은 아이들이라고. 따라서 우리는 MK들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참 좋은 시간이었지만 더불어 많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MK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그 아이들을 위해 이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는지, 이 수련회가 나 혹은 우리 청년회 혹은 우리 교회의 자아실현 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닌지, 하나님은 과연 이 아이들을 어떻게 보고 계시고 교사로 나를 부르셨을까’ 고민이 되었다.
그런 고민은 ‘기억하라’라는 주제와 엘리야 선지자의 말씀으로 예배와 공과를 준비하면서 ‘이걸 어떻게 유치부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로 이어졌다. 여러 번 듣기는 했지만, 나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말씀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본문을 읽고 토론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말씀을 나누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교회의 많은 행사와 사역에 참여하며 그것의 연장선으로 MK 수련회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성경 공부에 참여하고 큐티 훈련을 해왔기에 성경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다. 기도 훈련을 하고 새벽기도도 시작했기에 기도도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역을 함께 해온 청년들이기에 잘 위로하고 보살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말씀 앞에서 나의 모습은 철저하게 아니었다. 말씀도 모를뿐더러, 기도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내 옆에서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품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6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 앞에 내 모습은 여전했다. 여전히 서툴고 여전히 자격이 없는 듯 보였다.
엘리야가 아합왕 앞에서 가뭄을 선포하고 돌아섰을 때, 그릿 시냇가에 숨어 점점 말라가는 시내를 바라볼 때, 사르밧 과부의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것을 모두 먹으려고 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고 그 과부의 아들이 죽었을 때, 다시 몇 년이 흘러 갈멜산에서 850명의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마주했을 때, 수많은 한계에 부딪힌 심정이었을 때, 그러한 상황에도 여호와만이 참 하나님을 기억하며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을 찾은 엘리야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이 세우신 엘리야처럼, 이런 나도 하나님이 세우셨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유치부 MK들과 함께 나를 보내신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믿으며, 그런 하나님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사는 것 말이다. 하나님이 보내신 계시인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나를 보내신 곳에 이루고 회복하실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는 것, 이 수련회가 끝나고 그런 삶이 세계 곳곳에서 회복되는 것, 처음 마냥 기뻤던 그 기대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소망이 되었다.
한 달이 남았다.
수련회도 기대가 되지만 그 이후를 더 소망하며 기도한다. 수련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 되길, 하나님을 기억하는 우리들이 돌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우리와 같이 하나님이 참 하나님임을 고백하며 돌아오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일어나길 말이다.
“온 백성이 이것을 보고, 땅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그가 주 하나님이시다! 그가 주 하나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