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임선화 선교사(남수단)
새벽,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가 차라리 길 위에 흙이라면 좋겠습니다.
길 위에 흙이 부럽고,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운 저 나무가 부럽습니다.
더러운 발, 혹은 약한 자나 힘센 자의 발에 밟혀도 아무런 불평이 없는
길가에 풀이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길이 되어주고
기꺼이 밟히는 길 위에 흙이 부럽습니다.
모든 것을 받고 생명을 잉태케 하는 흙이 이렇게도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나 같은 자에게까지 값없이 호흡이 되어 주는 공기, 바람 그리고 햇빛,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아무런 판단 없이, 마땅함을 따지지 않고 죄인에게나 선한
이에게 공평하게 함께하는 주님의 피조물들이 부럽습니다.
이 기도는 현재 저의 약함으로 인해 날마다 부딪히는 삶 속의 몸부림입니다.
이리 살지 못하고 매일 넘어지는 저를 주님께 의탁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