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팀 칼럼
최영 선교사(바울선교회 재정팀장)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뜨거운 모래가 변하여 연못이 되고, 목마른 땅이 변하여 샘의 근원이 될 것이며."(사 35:6-7)
2년째 짐을 싸고 있다.
작년 2월, 안식년을 준비하며 짐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갑자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공항이 폐쇄되면서 닫힌 공항이 다시 열리기까지 기다린 4개월의 시간 동안 짐을 풀었다 싸기를 반복했다. 7월이 되어서야 공항과 하늘길이 열려 한국에 입국할 수 있었고, 코로나 팬데믹은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져왔다.
연말 즈음이 되어서는 그간 20년 가까이 사셨던 서울에 계신 어머니의 집이 이사하게 되면서 또 한 번의 짐을 쌌다. 그리고 안식년으로 한국에 들어올 때 계획된 것은 아니었지만, 바울선교회의 재정팀장으로 본부의 부름을 받아 본부 사역을 시작하며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오게 되었다.
하나님은 내 발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자꾸만 나의 밟는 지경을 넓히시려나 보다. 그렇게 어머니가 계신 서울에서 바울선교회가 있는 전주를 향하여 갈 때, 장거리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서울에서 전주까지 운전해가는 첫걸음은 두렵고 떨리는 모험 같았다. 서울-전주 간 220km 장거리를 운행하여 갈 수 있는 자신감은 없지만, 내가 갈 수 있는 100m씩은 나아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몇 차례 운행하다 보니 조금은 담력도 생기고 운전실력도 늘은듯하다.
지난달에는 바울선교회 본부가 전주시 금암동 사무실에서 김제 만경 바울선교센터로 이전을 하였다. 바울선교회 만경시대의 시작이다. 내일은 그동안 4개월간 머물렀던 전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김제만경 바울선교센터로 숙소를 옮기기 위해 또 한 번의 이사를 준비하며 짐을 싸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이어지고 무언가 계속 변하며 진행되고 있다. 내가 계획한 나의 시나리오는 아니니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섭리하심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저 멀리에서 보여지는 김제 만경 바울선교센터는 바다 위 떠 있는 큰 배 같아 보이기도 하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원래 그곳엔 바울선교센터만 있었던 듯 유독 돋보이는 존재감으로 서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논과 밭이다. 이곳에서 몇 차례 우리 바우리 동역자들과 자녀들과 더불어 시간과 장소를 공유했던 기억과 추억이 있는 고향 같은 곳이다. 여름 장마 어느 때는 비가 많이 오기도 했었던 새벽과 늦은 밤까지 아버지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부르짖는 탄식과 감사로 눈물을 쏟았던 곳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논과 밭 외에는 눈에 거치는 것이 없기에 마음으로 상상으로 마음껏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5년 후, 10년 후 이곳엔 어떤 그림들이 혹은 어떤 모습의 마을이 생겨날까 흥미진진하다.
바울선교회는 성장 중이다. 여러 가지 의미와 모습으로 하나님의 비전과 꿈을 바울선교회를 통하여 이루시길 기대한다. 예루살렘과 온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을 향하여, 만경과 전북을 지나 한국과 열방에 그리고 과거와 현재 뒤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만경시대의 발돋음을 위한 발 구르기로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마음이 도약의 발판으로 단단히 기초를 다지고, 이곳 만경 바울선교센터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되기를, 그리고 이곳을 통해 다음 세대와 우리의 자녀들이 일어나 하나님의 사람들이 보내어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사역과 프로젝트, 후원과 재정 케어가 투명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을 그려본다. 사역의 내용을 정리해보고, 재정의 내용과 흐름을 투명하게 하고, 동역자들과 함께 정기적인 서로 간의 소통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선교사, 손자·손녀 선교사, 대를 이어가는 바우리를 그려본다. 만경시대는 앞을 바라보고 방송미디어, 네트워킹, 다방면으로, 다문화, 다민족을 아우르는 전문화가 되어지는 그림을 그려본다.
활력있는 젊은 감각과 생각 그리고 마음으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함을 그려본다.
구속함을 받은 자들의 기쁨이 있는 곳, 사막이 변하여 샘의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