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야기  / Mission Story
[칼럼]지도자 훈련 사역의 장점과 방법론적 고찰 | 곽요한 선교사
BY 관리자2021.10.28 14: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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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바우리 사역 방향

지도자 훈련 사역의 장점과 방법론적 고찰

곽요한 선교사(서남아 I국)

 

필자는 과거에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도활동과 더불어 교회개척사역과 신학교 교수사역을 감당하였다. 현재는 I국의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사역을 통해 선교현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가 없는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 가지의 다른 사역들을 선교지에서 감당하였기 때문에 각각의 사역의 특징과 영향력의 차이를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여러 사역 가운데 지도자훈련사역을 중심으로 이 사역의 장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 사역에 대한 방법론적인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필자의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이론적 차원을 넘어 실증적 증거를 통한 검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Ⅰ. 지도자 훈련의 목적

선교사역의 목적은 선교지에서 믿지 않은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곳에서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의 핵심이고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의 표적이고 도구이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그의 교회이기 때문이다.(계 7:13-14)

 

어떤 형태의 선교사역을 진행하든지 선교사역은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데 기여하는 점에서 그 존재의 이유와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 영속적인 교회와 상관없는 사역은 그 존재의 가치를 상실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 따라 지도자훈련사역의 목적은 죽은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 영혼을 살리고 더 나아가서 거룩한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자면, 지도자가 스스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할 뿐 아니라 이 지도자를 통해서 전도하는 제자들을 양성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를 확장해 나가는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소명을 받은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것을 필자는 지도자훈련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Ⅱ. 지도자 훈련의 장점

선교사는 현지인 지도자들의 훈련을 통하여 선교 현장에서 사역의 확장성과 사역의 연속성을 추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선교사는 지도자훈련사역을 통해서 선교지에서 어떤 다른 사역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고 더 빠르고 더 많이 교회를 개척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제자를 양성할 수 있고 교회사역을 할 수 있는 현지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것을 통하여 선교사의 부재 가운데에서도 전도사역과 교회개척사역이 선교지에서 지속될 수 있다. 선교사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선교지를 철수할 상황과 그때를 고려할 때 이 사역의 연속성은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 지도자의 영향력과 사역의 확장성

교회의 지도자에 따라서 그 지도자가 섬기는 교회의 건강상태와 성숙도가 다르다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자만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부족하고 훈련과정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목회자는 그가 인도하는 교회의 모임을 찾아가 보면 썰렁한 분위기에 참석하는 이들이 소극적이고 열정이 식어 있다. 반면에 지속적으로 훈련을 받고자 하고 배운 것을 실천하고 적용하는 목회자들의 교회를 방문해보면 그들이 섬기는 교회가 이전보다 더욱 영적으로 성숙해 있고 열정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한 명의 목회자가 교회사역 전체를 홀로 감당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리고 그 수고만큼 많은 열매를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보다 효과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길은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함께 사역에 가담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충성된 사람들을 모아 그들을 훈련하여 전도의 일을 하게 하고 교회의 작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일을 맡기면 된다. 만일 한 목회자가 100명 이상의 신자들을 돕는 일을 해야 한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그들을 돌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충성된 사람들 가운데 리더를 세워서 그들이 작은 모임을 인도할 수 있다면 목회자들은 교회의 리더들을 훈련하는 것을 통하여 교회의 전체 사역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바울 사도는 목사의 역할이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사역의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εις εργον διακονιας)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2-13)  여기에서 “봉사의 일”(for the work of service, NIV)은 “사역의 일”(for the work of ministry, ESV)로 번역할 수 있다.

 

신실하고 충성된 신자들이 기도하고 돌보는 일을 하면서 훈련의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새로운 리더들이 세워지고, 이들이 실질적인 사역을 감당해 나갈 때 교회는 성장하고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수 있게 된다. 한 명의 목회자가 모든 사역을 홀로 감당하는 것 대신에 교회 안의 신자들이 사역에 동참할 때 많은 열매를 기대할 수 있고 또 더 효과적으로 다른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주위의 반대와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교회가 성장한 이유에 대하여 한 목회자에게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다. 그는 답장에서 다음과 같이 이유들을 나열했다.

 

  • 목회자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포하기 때문이다.
  • 전도와 전도자훈련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신자들에게 그들의 직장 동료, 친구, 친지, 이웃에게 그리스도를 증거 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 평신도 지도자들이 가정 교회에서 사역하도록 목회자가 권고하고 훈련하기 때문이다.
  • 전 교인들에게 매일 20분 동안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기 때문입이다.
  • 청년들에게 어디에 있든지 가능한 방법으로 그리스도를 증거 하도록 권고하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청년을 포함한 신자들에게 그들의 삶의 터전과 일터에서 그리스도를 증거 하도록 권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위한 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에게 접근하여 영혼들을 구원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신실한 신자들을 제자로 양육하고 그들을 통하여 사역을 확장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고 양산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전도할 수 있지만 언어와 문화, 그리고 접촉점에 있어서 현지인들보다 장애가 훨씬 많아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그 효과도 적을 수밖에 없다. 현지인들을 훈련하여 현지인을 통하여 전도할 때 더 많은 전도의 효과와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또한 현지 목회자가 홀로 전도하는 것보다 평신도 리더들을 훈련하여 그들을 통하여 전도할 때 폭넓게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도를 할 수 있다.


필자는 헌신적이고 사역할 수 있는 지도자들을 선별하여 이들을 훈련하여 교회를 개척하고 또한 개척된 교회에서 그 교회 지도자들이 여러 평신도 리더들을 훈련하여 전도하게 한다. 한 사람이 한 주에 한 명씩 전도한다고 가정할 때 한 명의 목회자가 일 년간 52명에게 전도할 수 있다. 그러나 선교사가 25명의 헌신된 목회자를 훈련하고 이들 목회자가 자신의 교회에서 10명의 평신도 리더들을 훈련하여 전도하면 일 년에 13,000명을 대상으로 전도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명을 받은 신실한 지도자를 선별하여 이들을 훈련하여 사역을 진행할 때 보다 많은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지도자의 영향력을 통하여 사역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도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렇게 전도하고 교회를 개척하며, 제자나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고 지교회를 세워 나갈 수 있는 현지인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신실하고 성숙한 목회자를 세우면 그를 통하여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로 많은 곳에서 영혼 구원이 이뤄지고 교회가 성장하고 교회가 새로 개척되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94번째 교회개척을 시도할 수 있었다.


특히 지교회를 세우는 교회개척운동을 통하여 더 많이 전도하고 교회를 세울 수 있었다. 2014년 1월에 필자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비전은 ‘전도하는 교회를 세우고 또 이 교회가 전도하는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었다. 일단 교회를 개척할 때 전도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 이 개척된 교회가 기성교회가 되고 처음에 가졌던 구령의 열정이 식기 마련이다. 그러나 개척한 교회가 다시 다른 지역에 가서 전도하고 지교회를 세우는 일을 시도하면 그 전도의 열심이 지속된다. 그래서 지교회개척운동을 시작한 이후 전도와 교회개척이 6배나 더 많아졌다. 2014년도 이전에는 한 해에 2~3개의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으나 지도자 훈련과정에서 교회재생산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일 년에 13~14개의 교회가 개척되었다.

 

2. 토착교회를 통한 사역의 연속성

선교사역의 목표는 선교사가 선교 현장을 떠나더라도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교회를 선교지에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 열매를 많이 얻었다 하더라도 그 열매 자체는 시간이 지나가면 사라질 수 있지만 열매를 계속 맺는 나무를 현지 토양에 심어 두면 해마다 열매가 맺혀질 것이다. 이와 같이 자생적으로 계속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교회를 선교지에 세우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현지인 지도자와 신자들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전도와 교회의 개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을 선교사역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약 12년 동안 필자의 목회자 훈련학교를 통해 훈련을 받고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사역자로서 많이 성장하고 성숙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사역을 통하여 계속 전도와 교회개척이 이어지고 있다. 훈련을 받은 목회자들은 각자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제자들을 양성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생활터전과 일터에서 전도하게 하고 새로 개척한 교회의 사역에 동참하게 하는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


어떤 지도자가 주의 일을 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 어떤 곳은 거금을 투자하여 교회건물을 잘 지어 놓았고, 전도팀이 매주 사역을 다년간 해왔고 현지인 목회자가 정기적으로 그의 사역을 나름대로 감당했지만 사역의 열매는 미미했다. 아직 신자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또 다른 곳의 경우 교회 지도자가 5년 이상 교회사역을 감당했지만 제대로 세워진 신자가 거의 없고 매주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도 소수에 불과하다. 아마 10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거에 우리 훈련학교에 어느 정도 출석하다가 중도에 포기한 목회자가 있었는데 거의 매년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10여 명 내외였다. 세월이 계속 흘러 가지만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레이스 목회자 훈련원에서 훈련을 받은 체탄 목회자는 그가 다니던 소프트웨어 회사를 그만두고 2012년에 교회를 처음 개척한 이후 현재 모교회에는 70~80여 명의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고 또한 이 모교회에서 개척한 3개의 지교회에서도 70여 명이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체탄 목회자는 4곳에서 지교회를 개척했는데 한 곳은 강한 핍박으로 중단되어 3곳에서 지교회를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다.) 특히 모교회에는 훈련을 받은 제자들이 12명 이상 되는데 이들이 매주 교회사역에 동참하고 전도활동을 하고 있다. 평일에도 밤낮으로 신자들이 교회에 나와 기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복음이 여러 평신도 사역자들을 통해서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교회가 되었다. 이렇게 기도와 전도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교회가 된 것은 그동안 훈련과정을 통해 성숙한 지도자가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선교의 전략에 있어 중요한 것은 먼 장래에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떠난 이후에도 현지인에 의해서 선교지에서 전도활동이 지속되고 교회가 계속 세워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선교적 목표는 현재의 사역을 평가할 때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3. 저비용 고효율의 사역

필자의 사역지를 방문하신 국내 목회자가 필자의 사역을 살펴보고 적은 비용을 지출하고 많은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것은 그가 과거에 선교지에 세워진 신학교를 방문해 보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사역을 비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신학교를 운영하려면 많은 선교비를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필자의 지도자훈련의 방법은 사역자가 현장에 거주하고 현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사역하는데 보내게 하고 훈련을 받는 날만 훈련학교에 출석하여 사역훈련을 받기 때문에 훈련과정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신학교의 10%에 미치지 않는다. 반면에 사역적인 열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았다고 말할 수 있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고 훨씬 더 많은 이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였고 훨씬 더 많은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훈련원을 위한 시설이나 건물을 구입하거나 건축하지 않고 공공건물을 필요한 때만 빌려 사용하고 임대료를 지불해왔다. 고액의 건축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임대료는 기독교 기관에 지불하기 때문에 낭비라고 할 수 없다.


Ⅲ. 지도자 훈련의 방법

필자가 12년 동안 지도자훈련에 집중하면서 이 사역의 실제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검증된 훈련방법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자 한다. 아래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이론적 차원을 넘어 실제로 적용하고 실행에 옮겨 바람직한 사역적 결실을 맺었기 때문에 최소한 I국에서 이미 훈련방법이 유효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1. 지도자 선별의 중요성 (Selection)

우선 물질을 바라지 않고 맡겨진 사역을 사명감을 가지고 감당하고자 하는 순수한 동기에서 훈련받고자 하는 사역자들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레이스 목회자 훈련원이 처음 4년 동안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명감을 가진 더욱 신실한 일꾼들을 모을 수 있었고 사역과 상관없는 다른 뜻과 사적인 목적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걸려낼 수 있었다. 목회자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없는 조건에서 훈련사역을 시작하고 진행해왔기 때문에 훈련학교에 참석하는 이들은 물질적인 도움을 받을 기대를 할 수 없는 처지였고 목회자들은 단지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에서 훈련을 받고자 참석했다.

 

예수님이 제자훈련에 성공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충성된 제자들을 선별하시는 것이었다. 많은 사역자들을 모아 훈련한다고 해도 그들의 충성과 헌신이 부족하면 사역적인 열매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록 소수이더라도 헌신된 일꾼들을 모아 동역할 때 실질적인 사역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소명을 가지고 헌신된 사람들에게 훈련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헌신된 소수의 사역자들이 세상을 흔들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Robert E. Coleman, The Master Plan of Evangelism (Grand Rapids: Fleming H. Revell, 1994), p.36
 
예수님은 12제자들을 선별하시기 위해서 밤새도록 기도하셨다. 그만큼 그의 일을 성실하게 감

당할 수 있는 제자들을 구별하는 것이 중대하였다. 소명이 없는 사람들은 그 수가 많아도 그들로부터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필자의 목회자 훈련학교는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르심이 그들의 사역을 통하여 증명된 목회자들을 선별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집중하고 있다. 필자는 사역에 관여하지 않는 사람은 훈련에서 제외시킨다. 출석이 불규칙한 사람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훈련에 불성실한 사람도 필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질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사역자를 금한다. 그래서 그동안 많은 사역자들을 내보내야 했다. 정기적으로 출석하여 훈련을 받아오고 있는 목회자들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선별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르심이 확실한 목회자들을 통하여 사역을 펼칠 때 보다 더 넓게, 더 깊게, 그리고 더 많이 사역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2. 본보기 보여주기 (Demonstration)

주님은 제자들에게 본을 보여주신 것을 통하여 그들을 훈련하셨다. 그는 제자들에게 그의 사역을 보여주시고 이것을 통하여 그들이 목격하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하셨다. 주님은 그의 삶을 통하여 보여주시지 않는 것을 실천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 그는 실천적 사역을 보여주심으로 그 사역의 실현성(workability)과 적절성(relevance)을 증명해 보이셨다. Ibid.


 이론적으로 교회개척에 대한 방법론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회 개척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방법을 실질적으로 제시할 때 개척자들은 교회를 개척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고 개척에 도전할 것이다.

 

아래와 같은 글을 어느 목회자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 그의 글을 읽고는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가 필자를 그의 롤모델(role model)로 삼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선생님이 저의 새로운 사역을 위한 롤 모델입니다. 5년 전에 저는 사역을 팽개치고 돈벌이를 위해 대도시로 떠났습니다. 그때가 저의 인생에 있어 매우 불행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시에 모든 이가 저를 저버렸습니다. 그2때 제가 당신의 목회자 훈련학교에 참석하여 당신의 가르침을 통해서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저의 일터에서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은 단지 선생님의 가르침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저는 많은 부담감과 갈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저의 평신도 지도자들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어떻게 영혼을 구원하고 어떻게 새로운 가정교회를 세울 것인가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자격 면에서 갖춰진 것들이 없지만 당신의 가르침에 따라 그들을 격려하고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당신으로부터 배운 것을 저의 새 리더들에게 가르치려고 합니다.”

 

사실 선교사의 주된 역할은 롤 모델이 되는 것이다. 현지인 지도자들이 이 모델을 보고 배우고 본을 받아 사역을 감당할 때 효과적으로 사역이 진행된다고 말할 수 있다. 선교사가 현지에서 현지인들이 감당할 일을 감당해버리면 그들에게 주어져야 할 훈련의 기회와 성장의 기회, 사역의 기회를 그들로부터 오히려 빼앗아 갈 수 있다. 선교사는 현지 사역자들에게 사역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롤모델의 역할을 통해서 전수하고 실재 사역은 현지인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들에게 실패할 여지를 주고 실습을 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훈련받고 성장할 수 있는 사역적 공간을 그들을 위해 비워 두어야 한다.

 

3. 현장 사역과 훈련 사이의 연계성 (Correlation between training and field)

필자는 목회자들이 주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을 실천하도록 한다. 주의 가르침에 겸손하게 순종하는 지도자를 통하여 하나님이 일하신다. 쿠마르 목회자는 필자가 시작한 훈련학교 초기부터 성실하게 참석하고 배운 것을 사역지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겸손한 사람이다. 그가 겸손하게 순종할 때 많은 사역의 열매를 맺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대부분의 신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숙생활을 하면서 신학교육을 받으면서 지식을 축적해 나간다. 그러나 그들이 배운 것을 곧바로 적용하고 실천할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다. 필자의 훈련학교는 배운 바를 곧 실천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배운 후에는 바로 현장으로 돌아가서 그들의 사역에서 가르침을 적용하고 실천할 기회를 갖는다.

 

필자의 훈련학교는 훈련과 사역의 상호 유기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들이 배운 것은 사역지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단지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과거에 아프리카에 있는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쳐 보았다. 그런데 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모두 소명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개 학생들이 신학교의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사역지와 격리되어 있었고 배운 바를 실천할 기회가 많이 축소되었다.

 

그러나 필자의 동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역지에서 사역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매월 정기적으로 몇 차례 함께 모여 사역을 위한 훈련을 받는다. 그래서 그들은 배운 것을 바로 그들의 일터에서 적용한다. 그리고 목회자 후보생은 담임 목회자와 같이 현장에서 사역을 같이 하면서 현장에서 사역훈련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사역 현장에서 사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사역을 잘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지도자 훈련에 기꺼이 참여하고 또한 그들이 사역을 하면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훈련학교를 찾아온다.


어느 목회자는 다년간 교회사역을 했지만 제대로 설교하는 방법을 몰랐었다고 최근에 필자에게 고백했다. 짧은 시간 동안 설교 메시지를 전하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적절하고 바르게 전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훈련을 받을 수 있었고 훈련을 받은 후에 보다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설교가가 되었다. 그는 다른 교회와 목회자 모임에도 설교자로 초청을 받아 성경말씀에 충실하는 동시에 청중에게도 적절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그들의 심금을 울리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받게 할 수 있었다.

 

4. 전도와 교회 개척에 대한 집중 (Concentration on evangelism and church-planting)

선교학자 데이빗 헤셀그레이브는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19세기의 선교적 노력은 학교, 병원, 비인도적 행위의 반대, 위생 운동과 같은 형태의 사역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으로 신자가 만들어지고 교회가 세워진 것은 아니었다.” David Hesselgrave, Planting Churches Cross-Culturally (Grand Rapids: Baker Books, 2000), p. 25.


 19세기에 서양인의 선교가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일을 하였는데 현재 그들의 사역을 평가할 때 잘못된 접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국의 경우 그와 같은 선교 방법을 과거에 사용했지만 현재 복음화율은 1%내외에 불과하고 양질의 지도자들이 교회를 위하여 일하기보다는 학교와 병원에서 일하였다. “사회 조건을 향상시키고 생활수준을 높이고 세속 지식을 공급하고 의료혜택을 주고 원조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울과 그의 선교팀은 이 일에 관여하지 않고 복음 전파와 교회 설립을 주된 직무로 삼았다.” Ibid.
 
“바울은 10년 남짓 동안 로마 제국의 갈라디아, 마케도니아, 아가야, 소아시아의 네 지방에서 교회를 세웠다. 그의 성공의 비결은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복음전파와 교회 세우는 것을 최고의 직무로 여겼다는 것이다.” Rol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Paul’s or Ours (Grand Rapids: Wm. B. Eerdmans Publishing, 1962), p. 81.

 

필자는 바울 사도가 전도와 교회개척에 집중한 것과 같이 전도와 교회를 세우는 일을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삼고 있다. 주님이 세우고자 하는 것이 교회이고 피값으로 사신 것이 교회이기 때문이다. 지상의  모든 존재는 유한하고 사라질 것이지만 오로지 교회만 남을 것이고 오직 교회만 들림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전도와 교회를 위하여 목회자를 훈련하고 그들이 세운 교회를 통하여 전도하고 또 다른 교회를 세우게 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교회는 전도(선교)를 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고 교회가 전도(선교)하는 것은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필자는 현지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한 후에도 그 교회가 제자와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고 미전도지역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여 또다시 교회를 새로 개척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동역하는 목회자들의 대다수는 교회를 개척한 사람들이지만 필자는 그들에게 또 다른 지역으로 가서 전도하고 또 교회를 세우라고 격려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 목회자들은 대부분 교회를 개척한 후에 다른 지역에서도 지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필자가 소원하는 것은 단순히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재생산할 수 있는 교회로 세우는 것이다. 그래야 복음이 보다 빠르고 넓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많은 I국의 목회자들도 자신이 섬기는 교회만을 크게 성장시켜보려고 힘쓰고 일꾼을 다른 개척지로 내보내는 것을 꺼려한다. 이러한 교회의 경우 여러 해가 지나도 신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대개는 매년 비슷한 수의 교인들이 모인다. 그러나 필자의 지도를 받고 있는 목회자들은 미개척지로 교회의 일꾼을 내보내어 새로운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주위에 신자들이 없는 마을을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면서 새로운 개척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개척을 위하여 땀 흘리는 수고가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고 또한 곳곳에 더 많은 교회가 세워진다.

 

5. 현지인 지도자의 사역 역량의 극대화 (Enabling natives to minister and watching them to min

ister)

선교사가 사역을 주도하고 현지인 사역자들이 할 수 있는 일까지 감당하면 지도자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현지인들이 배우고 성장하고 사역적 훈련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한다. 이것은 현지인들이 사역자로 성장하고 사역할 기회를 선교사가 빼앗아가는 것이다. 선교사는 사역의 잠재력을 가진 현지인들에게 사역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사역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그들이 자발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필자는 훈련을 받고 있는 목회자의 교회에서 집사로서 교회를 위해 봉사를 하는 사람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교회 건물의 수리를 돕고 요리하는 일을 하기도 하였지만 말씀 사역자로 가능성이 있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시도하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는 여러 마을을 방문하여 전도하고 이후에는 여러 곳에서 교회개척을 시도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한 지역에서 한 교회의 담임 목회자로 성장하였다. 그에게 교회사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는 섬기는 교회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봉사자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사라바나 목회자는 젊은 나이에 담임목회자와 같이 지도자 훈련을 성실하게 받아왔다. 그러나 그가 섬기는 교회의 목회자는 자신의 교회에서 집사로서 봉사하기를 원했다. 필자는 다른 지역에 파송하여 교회를 개척할 기회를 줄 것을 권유했다. 담임목회자는 그를 그의 교회에서만 봉사하도록 붙잡고 싶어했고 이후에 마지못해 그가 원하는 사역을 하도록 허락했다. 사라바나는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서 모임을 시작했으나 첫 개척은 핍박으로 중단되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3곳에서 지교회를 개척하였고 최근에는 네 번째 지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현지인 지도자들이 사역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사역할 기회를 주고 그들이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사역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를 통해서도 사역을 배우고 사역적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역적 능력을 키우고 사역적 경험을 쌓아 가는 동안 지도자들을 훈련하는 선교사는 그들이 스스로 사역하도록 하고 그들의 사역을 지켜보면서 꼭 필요한 조언과 제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지인 사역자들이 성숙한 지도자가 되어가도록 해야 한다.


Ⅳ. 지도자 훈련의 내용

필자의 목회자 훈련학교의 훈련과정은 최고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성경과목과 실천과목을 배우는 과정과 기도의 시간, 그리고 목회자들 사이의 친교로 이뤄지고 있다.

 

성경과목으로 신구약 성경을 책별로 자세하게 공부한다. 하나님이 의도하는 메시지를 성경의 맥락에서 찾고 그것을 현재적 상황에서 적용하고자 한다. 성경이 제시한 메시지와 교훈을 편견이 없이 바르고 정확하게 찾고 현재의 교훈으로 적용하는 훈련을 한다. 더불어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을 위하여 히브리어와 헬라어, 그리고 성경해석학을 다루기도 한다.
 
실천 과목의 경우는 목회사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교학, 전도학, 제자훈련, 교회 개척학, 목회학, 소그룹 사역, 어린이사역, 지도력 개발 등등을 학습한다. 추가로 교회론, 교회사, 영성학을 배운다.

 

목회자들은 훈련학교에서 사역훈련을 받고 마지막 시간에는 항상 합심기도를 한다. 중요한 기도제목을 함께 나누고 간절하게 하나님께 간구한다. I국의 수많은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합심으로 기도한다. 특히 목회자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핍박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그 가운데에서 복음화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한 시간 정도 목회자들은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각자의 사역지로 떠난다. 또한 전체 참석자들 가운데 20여 명의 목회자들은 별도로 남아서 특별기도를 이어간다. 이렇게 두 그룹의 기도가 끝나고 개인적인 상담을 받고 다른 의논 사항을 논의하고 훈련 모임을 마무리한다.

 

실질적인 목회자들의 훈련은 그들의 사역 현장에서 사역하는 과정에서 계속 진행되고 그것이 훈련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훈련학교에서 배운 바를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사역자로서 성장하고 성숙해 나가는 것이다. 훈련받고 사역적으로 실천하는 가운데 더욱 많이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Ⅴ. 나가는 말

지도자훈련이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지도자훈련을 어떻게 전개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더 많이 논의했다. 여기서 예수님의 사역 방법과 바울의 사역 방법을 모방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훈련 프로그램과 사역현장 사이의 유기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필자는 개척교회운동이나 교회 배가운동의 전략을 적용할 때 전도와 교회개척이 보다 더 확장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실제 사역 경험을 통하여 주장하였다.

 

필자가 지도자 훈련사역의 경험을 통해 얻는 원리와 방법들을 선교현장에서 적용하고 실천하여 더 많은 영혼들이 구원을 받고 주께로 돌아오고 하나님의 나라가 더 멀리 확장되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미전도지역 곳곳에서 속히 세워지는 것을 볼 수 있기를 소원한다. 지도자 훈련의 사역을 통해서 불신자들이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을 보는 것과 훈련받은 지도자들이 성장하여 교회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필자에게 적지 않은 기쁨이다. 이러한 사역에 더 많은 선교사들과 동역자들이 동참하고 이를 통하여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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