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00 선교사(T국 지부장)
2023년 2월 6일 새벽 4시 17분경 튀르키예 동남부에 위치한 가지안테프에서 진도 7.7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10분 간격조차 두지 않고 계속해서 진도 4.0~5.0, 때로는 6.0이 넘는 여진이 발생하였고, 같은 날 오후 13시 23분경 진도 7.6의 새로운 강진이 바로 옆 카흐라만마라쉬에 다시 한번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5~1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여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월 9일 저녁 18시 현재 16,170명 사망, 64,194명 부상에 완전히 무너진 건물 수가 6,444채로 발표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새벽에 일어난 탓에 미처 건물 밖으로 피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이유로, 몇 시간 간격으로 사상자가 새로 집계될 때마다 수천 명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너진 수많은 건물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있을지 모르기에, 사망자 수가 얼마큼 치솟을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튀르키예는 국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가장 수준 높은 ‘레벨 4 경보’를 선포했고,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달려온 구조 전문가들의 손길에 첫 지진 발생 후 90시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잔해 속에서 구조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비와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에 생존자를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계속해서 땅을 흔드는 여진으로 구조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모든 한인 사역자는 메르신 등의 주변 지역으로 안전하게 대피하였습니다. 그리고 숨 돌릴 틈 없이 재난 지역에 있는 교회 공동체 형제자매들에게 구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밖의 지역에 있는 사역자들도 터키 한국 선교사 협의회를 중심으로 비상 대책 위원회가 꾸려져, 현지 교회들(TEK, 튀르키예 교회 연합체)과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사안의 긴급성으로 인해 급히 한인 사역자들 중 긴급 구호팀을 모았고, 8일과 9일, 이스탄불에서 먼저 꾸려진 두 개의 팀이 구호 물품을 모아 말라티아와 메르신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재난 지역으로 가는 길들은 산지가 많고 눈이 와서 구호 물품은 전달하는 일조차도 순탄하지 않습니다.
재난의 강도도, 범위도 큰 상황이라 국가 차원의 대응조차도 역부족일 뿐입니다. 튀르키예는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2주 동안 전국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거의 모든 현지인들은 친구를 잃거나, 친구의 친구를 잃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가족 전부를 잃거나, 일부를 잃었습니다. 수많은 고아들이 생겼습니다. 튀르키예의 한쪽이 찢겨 나갔습니다.